주택은 햇수가 지나면서 마치 어린아이가 성장하듯 변화를 겪게 된다. 대개 햇수가 지남에 따라 다음과 같은 탄생, 성장, 노쇠의 라이프사이클을
보인다.
처음 분양된 신축주택은 약 1~2년 사이에 주택기초지반을 다지는 안정화 과정을 겪게 된다. 이 시기에 어떤 택지는 토목기초부분의 변화를
일으키기도 하는데, 비스듬히 기초가 기울어지는 현상을 보이는 주택 들이 그 예이다. 특히 매립지 ( 옛 쓰레기장, 늪지대 등 )에 지은 집이나
지반에 단단하지 않은 토질 위에 새로 개발한 신규택지 에서 자주 목격되는 일이다. 그러므로, 그 땅이 옛날 어떤 곳이었는지도 관심을 가질
필요가 있다. 이에 따라 구조나 외벽의 균열을 가져오기도 하는 등 주택이 자리잡기까지엔 약간의 진통이 따른다. 이러한 시기를 거치는 동안에
발견되는 결함들은 대개 입주 후 1~3년 사이에 그 하자보수가 이루어 진다.
3-4년 정도가 지나면 당장 생활에 필요한 부대시설들이 거의 다 갖추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. 조경은 개인이 새로 가꾼 부분은 아름답게
변화시킬 수 있지만, 동네의 전체적인 조경은 나무가 아직은 그다지 크게 자라지 않아 금방 동네 분위기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이다.
5~6년 정도가 되면 조경이나 환경 등 동네의 모습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며, 동네주민의 구성내용도 안정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.
즉, 그 동네가 가지는 특징이 어떤 것인지 윤곽을 드러내는 시기이다. 사실 주택의 효용성이나 투자의 안전성, 그리고 가격측면에서 볼 때, 이
시기가 가장 매력적인 주택연령이 된다. 향후 약10년간 큰 보수투자도 필요 없고 이용 편의성이 급속히 커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.
15~20년 정도가 되면 동네의 나무들이 보기에 적당히 자란 때이다. 15~18년 정도가 되면 지붕재 등의 교체투자가 필요하며,
20년정도가 되면 전기배선이나 배관 등의 큰 공사가 필요하게 된다. 이러한 공사들은 상당한 규모의 주택개량예산을 필요로 하므로 이 시기의 주택을
구입할 때는 이러한 점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. 하지만, 신규택지개발은 점차 도시외곽에서만 가능하므로 비교적 도심에 멀지 않은 오래된 집이
있는 동네들은 입지상 요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며, 동네의 풍광이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. 다만, 낡은 주택일수록 단열재료나 설비의 노후화로
에너지의 효율성이 떨어져 구입 이후에 난방비 등 주택 유지관리비용에도 영향을 주므로 이 점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.
40~50년이 된 집들은 내외부의 주요 보수 및 설비교체공사의 라이프 사이클을 2~3회 거친 주택이며, 그 이후엔 증개축, 리모델링 등의
단계로 넘어가게 된다. 오래된 주택을 구입할 때는 주방시설,가전제품,화장실 상태보다는 정작 대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소지가 많은 건물구조상의
결함여부, 배수 및 누수문제, 지붕재 상태, 배관상태, 전기배선상태,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급단열재료의 사용여부 등에 보다 많은 비중을
두고 살펴보아야 한다. 하지만, 오래된 집이라도 입지상 택지가치와 위에서 언급한 대규모의 보수투자가 최근 몇 년 동안에 상당 부분에 걸쳐
이루어졌다면 향후 가격의 안정적 상승가능성과 주거생활의 편익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. 그러므로, 햇수가 몇 년이면 가장 좋은 집이라는 공식적
판단보다는 입지적인 특성에 바탕을 두고 각 개별주택의 상태를 동시에 고려하여 구입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.